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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내 몸을 다시 알아가는 시간》 4편
나는 평생 체중이 크게 변하지 않는 편이었다. 몸무게가 살짝 늘어도 며칠 동안 먹는 양을 줄이면 2~3일 만에 원래대로 돌아오곤 했다. 그래서 체중 관리가 특별히 어렵다고 생각해 본 적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약 3개월 전부터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평소보다 체중이 2kg 정도 늘었고 허리둘레와 허벅지, 팔뚝도 전보다 굵어진 느낌이 들었다. 1~2kg은 흔히 오르내릴 수 있는 숫자라고 생각했지만, 예전처럼 잠깐 덜 먹는다고 쉽게 돌아가지 않았다.
체중보다 더 낯선 변화는 식욕이었다. 원래 입맛이 좋은 편도 아니고 밥을 챙겨 먹는 것조차 귀찮아하던 내가 자꾸 간식을 찾고 있었다. 먹는 양도 조금씩 늘었고, 그만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무언가를 꺼내 먹을 때가 많아졌다.
특히 빵과 떡은 좋아하기도 하지만 별도로 반찬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더 자주 손이 갔다. 김밥이나 삼각김밥을 사두고 먹거나 냉동해둔 음식을 꺼내 한 끼를 해결하는 날도 많다. 이런 내게 갱년기 식욕 지압법과 생선을 넣은 한 그릇 밥을 소개한 두 건강방송은 자연스럽게 한 이야기로 다가왔다.

1~2년 사이 15kg이 늘었다는 방송 속 여성
첫 번째 영상에는 갱년기를 지나며 1~2년 사이 체중이 약 15kg 늘었다는 여성이 등장했다. 키 161cm에 체중 76kg, 허리둘레는 36인치였고, 체중 증가와 함께 땀이 많아지고 손목이 저리거나 손의 감각이 둔해지는 변화도 겪고 있었다.
방송에서는 스트레스와 갱년기 호르몬 변화로 식욕 조절이 어려워진 것이 체중 증가의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5kg과 2kg의 차이는 크지만, 전과 달리 식욕을 참기 어려워졌다는 점에서는 내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예전의 나는 체중이 조금 늘면 며칠 덜 먹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그렇게 하면 금세 원래 몸무게로 돌아왔다. 그런데 요즘에는 먹는 양을 줄이려고 해도 자꾸 무언가가 먹고 싶어진다. 참으려고 마음먹고도 어느새 간식을 먹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다만 나의 최근 체중 증가를 갱년기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다. 중년의 체중과 체형 변화에는 호르몬 변화뿐 아니라 나이, 수면, 활동량, 식사와 스트레스 등이 함께 작용할 수 있다. 갱년기 전환기에 복부지방이 늘고 근육량이 줄어드는 체성분 변화가 나타날 수 있지만, 체중 증가 전체를 여성호르몬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는 연구도 있다. (출처: 갱년기 체중과 체성분 변화에 관한 연구 검토)
나에게는 갑상선 상태라는 변수도 있다
나는 현재 갑상선항진증 약을 복용하며 약 45일 간격으로 피검사를 받고 있다. 갑상선항진증은 사람에 따라 식욕을 증가시킬 수 있고, 치료로 갑상선 기능이 안정되는 과정에서 체중이 다시 늘기도 한다.
미국갑상선협회도 갑상선항진증은 에너지 소비량을 높이는 동시에 식욕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실제 체중 변화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치료 후 체중이 늘어나는 사례도 있으므로 최근의 변화를 모두 갱년기 탓으로 돌리는 것은 맞지 않을 것 같다. (출처: 미국갑상선협회의 갑상선과 체중 안내)
2kg이라는 숫자만으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평생 비슷했던 식욕과 체중이 함께 달라졌다는 사실은 다음 진료 때 이야기해볼 만하다. 최근 갑상선 검사 결과와 약의 용량, 갱년기 증상까지 함께 봐야 내 변화에 더 가까운 설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손등을 누르면 식욕이 줄어든다는 지압법
방송에서는 식욕을 잠재우는 방법으로 손등의 지압점을 소개했다. 중지와 약지 사이의 뼈가 만나는 오목한 부분을 수직으로 눌러 자극하면 호르몬 분비를 조절해 폭식이나 식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었다.
특히 너무 살살 누르면 오히려 식욕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자극이 느껴질 정도로 꾹꾹 눌러야 한다고 했다. 간식을 찾는 일이 늘어난 나로서는 솔깃한 내용이었다. 손만 누르면 식욕이 잠잠해진다면 이보다 간편한 방법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특정한 손등 지압점 하나가 호르몬을 조절해 식욕을 억제한다는 설명을 그대로 믿기는 어려웠다. 침이나 지압이 식욕과 체중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연구들이 있지만, 효과를 확정할 만큼 근거가 일관되지는 않다. 기존 체계적 검토에서도 침과 지압이 식욕이나 체중을 줄인다는 명확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출처: 침·지압과 체중감량에 관한 근거 검토)
그렇다고 손등을 누르는 행동 자체가 아무 의미도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간식 봉지를 열기 전에 잠시 손을 멈추고 지압을 하면서 ‘지금 정말 배가 고픈가, 아니면 심심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서 먹으려는가’를 생각해 보는 계기는 될 수 있다.
나에게 필요한 것도 어쩌면 식욕을 마술처럼 없애는 지압점보다, 무의식적으로 먹기 시작하기 전에 잠깐 멈추는 시간인지 모른다. 다만 약하게 누르면 식욕이 오히려 증가한다는 방송 설명까지 걱정하며 힘주어 누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지압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 한 그릇 밥
두 번째 영상에서는 갱년기 이후 심혈관계 건강을 생각해 오메가3가 들어 있는 식품을 챙기는 방법을 소개했다. 하루 한 번 견과류를 적당량 먹고, 사용하는 기름을 바꿔보고, 등 푸른 생선을 자주 식탁에 올리자는 내용이었다.
견과류는 앞선 글에서 이미 자세히 살펴봤다. 이번에 내 눈길을 끈 것은 연어와 멸치, 버섯을 밥에 함께 넣어 만드는 이른바 ‘오메가3 폭탄밥’이었다.
방송에서는 갱년기 여성에게 밥보다 반찬을 준비하는 일이 더 귀찮을 수 있으니, 반찬에 들어갈 재료를 밥에 한꺼번에 넣어 한 그릇으로 먹자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게 딱 맞는 요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요즘 밥 차리는 일이 너무 귀찮다. 여러 반찬을 꺼내고 다시 정리하는 것조차 번거롭게 느껴져 김밥이나 삼각김밥을 사두기도 하고, 냉동해 둔 음식을 데워 먹기도 한다. 건강에 좋은 음식을 몰라서 못 먹는다기보다 준비하고 치우는 과정이 싫어서 간편한 음식을 선택하는 때가 더 많다.
생선도 마찬가지다. 연어보다는 고등어와 조기, 멸치를 더 좋아하지만 고등어는 굽고 난 뒤 냄새 때문에 어쩌다 한 번만 먹는다. 결국 가장 자주 먹는 생선은 뚜껑만 열면 되는 참치통조림이다.
그래서 생선과 버섯을 밥에 넣어 한 번에 익히고 양념장만 곁들이는 방법은 실제로 시도해볼 마음이 들었다. 반찬을 여러 개 만들지 않아도 되고 설거지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식이라는 이유보다 귀찮지 않아서 해볼 수 있다는 점이 내게는 더 중요하다.
연어 대신 고등어와 참치도 가능할까
방송에서는 연어를 사용했지만 꼭 연어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연어와 고등어, 정어리, 청어와 참치 등은 오메가3 지방산인 EPA와 DHA를 섭취할 수 있는 생선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어종과 제품에 따라 실제 함량에는 차이가 있다. (출처: 미국 국립보건원 영양보충제국의 오메가3 식품 안내)
내 입맛에는 연어보다 고등어가 더 잘 맞는다. 처음 시도한다면 가시를 제거한 순살 고등어나 고등어 통조림의 국물을 적당히 빼고 버섯밥 위에 올리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만 고등어 특유의 냄새가 밥솥에 남을 수 있고, 통조림은 제품에 따라 나트륨이 높을 수 있으므로 이것도 직접 해본 뒤 계속할지 판단해야겠다.
참치통조림은 이미 자주 먹고 있어서 가장 간단한 선택이다. 기름이나 국물을 적당히 빼고 밥에 섞으면 별도의 생선 손질이 필요 없다. 다만 참치만 계속 먹기보다 고등어, 멸치, 연어 등 여러 종류를 번갈아 먹는 편이 좋겠다. 참치통조림 중에서도 날개다랑어를 사용한 흰살참치는 가다랑어 중심의 일반 라이트 참치보다 수은 함량이 높을 수 있어 한 제품에만 치우치지 않는 것이 좋다. (출처: 미국 FDA의 생선 선택 안내)
참기름 대신 들기름을 무조건 써야 할까
나는 평소 요리에 주로 참기름을 쓴다. 특별한 건강 기준이 있어서 선택한 것은 아니다. 명절 선물세트에 참기름이 자주 들어오다 보니 집에 있는 것을 자연스럽게 사용해왔다. 이것도 결국 나의 귀차니즘과 연결돼 있다.
방송에서는 옥수수기름보다 카놀라유, 참기름보다 들기름을 사용해 오메가3 섭취를 늘리라고 했다. 들기름에는 식물성 오메가3인 알파리놀렌산이 들어 있으므로 식생활에 활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참기름이 나쁜 기름이고 들기름만 좋은 기름이라는 뜻은 아니다.
나에게는 집에 있는 참기름을 당장 버리고 모든 요리를 들기름으로 바꾸는 것보다, 작은 용량의 들기름을 사서 밥이나 나물처럼 잘 어울리는 음식에 번갈아 사용하는 방법이 현실적이다. 건강 관리도 지금까지 먹어온 것을 모두 없애는 방식보다 선택지를 하나 더 늘리는 쪽이 오래갈 것 같다.
다시마 물은 내 갑상선 상태를 생각해야 한다
방송 레시피에서는 감칠맛을 내기 위해 다시마 우린 물을 사용했다. 일반적인 요리에서 다시마를 소량 사용하는 것과 고용량 요오드나 다시마 보충제를 먹는 것은 같지 않다. 하지만 나는 갑상선항진증을 치료하고 있기 때문에 다시마가 건강에 좋다는 생각으로 진하게 우린 물을 반복해서 먹는 것은 조심하려고 한다.
미국갑상선협회도 요오드와 다시마 보충제를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를 권한다. (출처: 미국갑상선협회의 과도한 요오드 섭취 주의 안내)
한 그릇 밥을 만들 때 반드시 다시마 물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내 경우에는 평소 먹는 물이나 연한 채소육수를 사용하고, 다시마 섭취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은 담당 의료진에게 확인하는 편이 마음 편할 것 같다.
특별한 다이어트보다 내가 계속 차려 먹을 수 있는 한 끼
이번 영상에서 손등 지압보다 한 그릇 생선밥이 더 마음에 든 이유는 분명하다. 지압은 간단하지만 실제로 식욕을 줄여줄지는 알 수 없다. 반면 밥에 생선과 버섯을 함께 넣는 방법은 적어도 빵이나 떡, 삼각김밥으로 급하게 끼니를 해결하는 횟수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연어가 부담스러우면 내가 좋아하는 고등어를 사용하고, 그것조차 귀찮은 날에는 집에 있는 참치통조림을 활용할 수 있다. 버섯은 원래 좋아하므로 넉넉하게 넣고, 멸치가 들어가는 날에는 간장 양을 줄이면 될 것 같다. 처음부터 완벽한 건강식을 만들기보다 내가 실제로 해먹을 수 있도록 단순하게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평생 큰 변화가 없던 체중이 최근 3개월 사이 2kg 늘고, 허리와 허벅지, 팔뚝이 달라졌다고 느끼니 마음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며칠 굶듯 줄여 다시 원래 숫자로 돌리는 것만을 목표로 삼고 싶지는 않다.
요즘처럼 자꾸 간식을 찾게 되는 이유와 갑상선 상태를 함께 살펴보고, 귀찮아서 끼니를 대충 넘기는 날을 조금 줄여보는 것이 먼저일 것 같다. 나에게 맞는 갱년기 체중 관리는 대단한 지압법이나 ‘오메가3 폭탄’이라는 이름보다, 반찬을 만들기 싫은 날에도 부담 없이 차려 먹을 수 있는 한 그릇에서 시작될지도 모르겠다.
※ 이 글은 갱년기 건강방송을 본 뒤 최근의 체중과 식욕 변화, 평소 식습관을 바탕으로 작성한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특정 지압법이나 식단의 체중감량 효과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갑상선 질환 등으로 치료 중이거나 갑작스러운 체중·식욕 변화가 지속된다면 담당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참고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_fIq5UITCZI
https://www.youtube.com/watch?v=80Lff3um2TY&list=PLPwXwCRQobl8jetXo3CtrFO3CrYqqwq5q&index=9&t=107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