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갱년기, 내 몸을 다시 알아가는 시간》 6편
처음 영상을 보기 시작했을 때는 솔직히 큰 기대가 없었다. 갱년기 뼈 건강에 콩나물이 좋다는 이야기였는데, 속으로는 ‘콩나물까지 특별한 건강식품이라고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콩나물을 갈아 주스로 마시는 장면이 나오자 갑자기 집중하게 됐다. 손질해서 여러 반찬을 만들 필요도 없고, 믹서에 넣어 갈기만 하면 된다는 점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나는 밥 한 끼를 위해 여러 반찬을 차리는 일을 유난히 귀찮아한다. 그래서 김밥이나 삼각김밥, 빵처럼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날도 많다. 채소가 부족하다는 것은 알지만 씻고 썰고 볶는 과정을 생각하면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그런 나에게 콩나물 주스는 정말 맞춤 음식처럼 보였다. 콩나물과 요구르트만 넣고 갈아 마시면 채소도 챙기고, 갱년기 뼈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니 당장 만들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마음에 쏙 든 건강법일수록 그대로 따라 하기 전에 한 번은 따져봐야 했다. 특히 방송에서 소개한 것은 익힌 콩나물이 아니라 생콩나물을 그대로 갈아 마시는 방법이었다.
생콩나물을 씻어 갈면 괜찮을까
방송에서는 콩나물을 생으로 먹으면 열에 약한 비타민 C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연자는 콩나물 한 줌에 사과와 요구르트, 레몬즙을 넣어 일주일에 서너 번 마신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을 때까지만 해도 나 역시 콩나물과 요구르트만 넣어 간단히 갈아볼 생각이었다. 먼저 조금 먹어보고 설사나 속 불편함이 없으면 계속 마시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생콩나물의 문제는 개인의 소화능력만이 아니었다. 콩나물과 같은 새싹채소는 따뜻하고 습한 환경에서 자라는데, 이 환경은 콩나물뿐 아니라 살모넬라·대장균·리스테리아와 같은 세균이 번식하기에도 좋다.
씨앗 자체가 오염돼 있다면 세균이 씨앗의 틈이나 새싹 안쪽에 자리 잡을 수 있어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는 것만으로 제거하기 어려울 수 있다. 집에서 깨끗한 물로 직접 키웠다고 해도 씨앗이 이미 오염돼 있다면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한두 번 먹어보고 설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앞으로도 괜찮다고 볼 수는 없다. 식중독은 콩나물에 병원성 세균이 있었는지에 따라 우연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미국 FDA와 CDC도 새싹채소를 생으로 먹기보다 충분히 가열해 먹으라고 안내하고 있다.
비타민 C를 조금 더 보존하겠다고 식중독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생콩나물 주스 대신 콩나물을 충분히 익혀 식힌 뒤 요구르트와 갈아 먹는 방법으로 바꾸기로 했다.
초초초 귀차니즘인 내가 생각한 전자레인지 콩나물 주스
냄비를 꺼내 콩나물을 삶고 체에 받쳐 식히는 과정도 나에게는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다. 아무리 몸에 좋아도 과정이 귀찮으면 며칠 하다가 그만둘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내가 실제로 시도해볼 방법은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는 것이다.
- 콩나물 한 줌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 전자레인지용 그릇에 콩나물과 물 1~2큰술을 넣는다.
- 뚜껑이나 랩을 완전히 밀폐하지 않고 살짝 덮는다.
- 700W 전자레인지라면 약 3분부터 확인하고, 전체에서 김이 나며 충분히 익을 때까지 30초씩 추가한다.
- 익힌 콩나물을 깨끗한 그릇에 덜어 식힌다.
- 식은 콩나물과 요구르트 한 개를 믹서에 넣어 곱게 간 뒤 바로 마신다.

전자레인지의 출력과 콩나물의 양에 따라 익는 시간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시간만 믿기보다 콩나물 전체가 충분히 뜨거워졌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구르트는 콩나물과 함께 데우지 않고, 콩나물을 익혀 식힌 다음 넣어야 한다.
처음부터 많은 양을 만들지는 않을 생각이다. 한 줌 정도를 일주일에 두세 번 먹어보면서 맛과 소화 상태를 살피면 된다. 요구르트는 제품에 따라 당류 차이가 크므로 구입할 때 영양정보도 확인해보려고 한다.
이 정도라면 반찬을 여러 가지 만드는 것보다 훨씬 간단하다. 방송의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지는 않지만, ‘귀찮지 않아야 오래 먹을 수 있다’는 내 기준에는 잘 맞는다.
콩나물 주스 한 잔이면 채소 부족이 해결될까
나는 평소 채소를 충분히 챙겨 먹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 콩나물 주스를 마시면 채소 부족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익힌 콩나물을 건더기째 갈아 마시면 콩나물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를 함께 먹을 수 있다. 평소 채소를 거의 먹지 않는 날에 콩나물 한 줌을 더하는 것은 분명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보다 낫다.
다만 콩나물 한 가지가 모든 채소를 대신할 수는 없다. 짙은 색 채소, 잎채소, 버섯과 해조류 등에는 서로 다른 영양소가 들어 있다. 콩나물 주스는 부족한 식생활을 조금 보완하는 한 가지 방법이지, 이것만 마시면 다른 채소를 먹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요구르트 두 병과 사과 반쪽을 넣은 방송 레시피는 마시기 편하겠지만 제품에 따라 당류와 열량도 늘어날 수 있다. 나는 처음에는 콩나물 한 줌과 요구르트 한 개만 넣어보고, 맛이 너무 비리거나 먹기 어렵다면 사과를 조금 추가하는 정도로 조절하는 편이 맞을 것 같다.
내 무릎 관절염과 골다공증은 같은 문제가 아니었다
콩나물이 뼈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 특히 귀에 들어온 데에는 내 무릎의 경험도 영향을 주었다.
2023년쯤 무릎이 붓고 불편해 정형외과에 갔다. 엑스레이를 찍은 뒤 초기 퇴행성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당시 무릎에 찬 물을 빼는 처치를 받았고 온찜질과 같은 물리치료도 한 차례 받았다.
무릎의 물을 빼는 과정이 너무 아프고 무서웠다. 다시 내원하라는 말을 들었던 것 같지만 같은 처치를 또 받을까 두려워 그 뒤로 병원에 가지 않았다. 물을 빼고 나니 붓기는 가라앉았고, 현재는 당시보다 무릎이 괜찮은 편이다.
그동안 집에서 발끝치기 운동을 했고 최근 몇 달 동안은 액상 프로폴리스도 꾸준히 먹었다. 프로폴리스를 먹은 시기와 무릎이 편해진 시기가 일부 겹치지만, 그것만으로 프로폴리스가 관절염을 좋아지게 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관절액을 뺀 뒤 붓기가 가라앉은 영향, 증상의 자연스러운 변화와 생활습관이 함께 작용했을 수 있다.
이번 방송을 보며 새롭게 구분하게 된 것도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주로 관절연골과 관절에 생기는 문제이고, 골다공증은 뼈의 밀도와 강도가 낮아져 골절 위험이 커지는 질환이다. 무릎 관절염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골다공증이 있다는 뜻은 아니며, 무릎이 덜 아파졌다고 골밀도까지 좋아졌다고 볼 수도 없다.
방송에 등장한 여성의 골밀도 T점수는 -1.2였다. 방송에서는 또래보다 젊은 뼈라고 설명했지만 의학적 분류로는 -1에서 -2.5 사이가 골감소증 범위다. 더욱이 과거 골밀도 수치가 정확히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콩나물을 먹고 골다공증이 회복됐다고 판단하기도 어렵다.
골밀도 검사를 한 번도 받아보지 않은 나
나는 아직 골밀도 검사를 받아본 적이 없다. 어머니가 골다공증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가족 중 가벼운 충격만으로 골절된 사람은 없다.
그래도 이제는 한 번쯤 내 뼈 상태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50대 여성이고 갱년기 증상을 겪고 있으며, 갑상선항진증 치료도 받고 있다. 갑상선호르몬이 지나치게 높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뼈의 교체 속도를 높여 골밀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65세 미만의 폐경 여성도 골다공증 위험요인이 있다면 먼저 위험도를 평가한 뒤 필요한 경우 골밀도 검사를 고려할 수 있다. 다음 갑상선 진료 때 내 연령과 폐경 상태, 가족력, 갑상선 수치를 이야기하고 골밀도 검사가 필요한지 물어보는 것이 콩나물만 열심히 먹는 것보다 우선일 것 같다.
또 무릎이 다시 붓는다면 물을 빼는 처치가 무섭다는 이유로 계속 피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병원에 간다고 반드시 같은 처치를 받는 것은 아니며, 왜 붓는지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무릎이 붉고 뜨겁거나 갑자기 심하게 붓고, 체중을 싣기 어렵거나 열이 동반된다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하루 두세 잔의 커피보다 먼저 살펴볼 것
나는 전자동 원두커피 기계로 가장 연하게 내린 아메리카노를 하루 두세 잔 정도 마신다. 카페에서 마시는 아메리카노는 집에서 만든 것보다 세 배쯤 진하게 느껴져 외출했을 때 가끔 마시는 정도다. 설탕이나 크림은 넣지 않는다.
커피를 마신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골다공증이 생긴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겠지만, 내 식생활에서 칼슘과 단백질을 얼마나 먹고 있는지는 돌아볼 필요가 있다.
두부는 생각날 때 일주일에 두 모 정도 먹고, 삶은 달걀은 하루 1~2개 정도 먹는다. 단백질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 같은 날에는 검은콩 두유도 한 팩씩 마신다. 정확히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일주일에 두세 팩 정도는 마시는 것 같다. 칼슘과 비타민 D 영양제도 약 3년 전까지는 열심히 먹었지만 일을 시작하면서 잊어버리는 날이 많아져 중단했다.
내가 생각해도 현재 단백질과 칼슘 섭취가 충분하다고 자신하기 어렵다. 51~70세 여성의 하루 칼슘 권장량은 1,200mg이지만, 그렇다고 지금 바로 고용량 칼슘제를 사서 먹겠다는 뜻은 아니다. 먼저 평소 음식으로 먹는 양과 골밀도, 비타민 D 상태, 복용 중인 약을 확인한 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맞다.
콩나물에는 이소플라본을 비롯한 여러 영양성분이 들어 있지만, 콩나물 주스 한 잔이 칼슘·비타민 D·단백질과 체중부하운동을 모두 대신해주지는 않는다. 내 뼈 건강을 위해서는 두부와 멸치, 유제품 등 먹을 수 있는 칼슘 공급원을 늘리고 지금 하는 산책과 허벅지 운동을 무리하지 않게 이어가는 일이 더 기본에 가깝다.
그래도 콩나물 주스는 마음에 든다
방송을 처음 볼 때의 ‘또 무슨 소리일까’라는 마음은 영상을 다 본 뒤 꽤 달라졌다. 생콩나물을 갈아 마시는 방법에는 동의하기 어렵지만, 콩나물을 간편하게 먹겠다는 생각 자체는 여전히 마음에 든다.
초초초 귀차니즘인 나에게 건강식은 영양성분만 좋아서는 오래가기 어렵다. 손질과 조리가 복잡하면 처음 며칠은 해도 결국 김밥이나 빵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익힌 콩나물과 요구르트를 갈아 마시는 정도라면 시도해볼 만하다.
다만 먹어본 뒤 몸이 가벼워졌다거나 무릎이 편해졌다고 느끼더라도 그것만으로 콩나물이 관절염이나 골감소증을 치료했다고 결론 내리지는 않을 생각이다. 맛과 소화 상태, 실제로 얼마나 꾸준히 먹을 수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려고 한다.
이번 방송을 통해 내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생콩나물이 뼈를 젊게 만든다’는 문장이 아니었다. 채소를 잘 챙겨 먹지 않는 내 생활에 콩나물을 간편하게 더할 방법을 발견했고, 동시에 한 번도 확인하지 않았던 내 골밀도와 칼슘 섭취를 돌아보게 됐다는 점이다.
방송의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하지는 않지만 내 생활에 맞고 조금 더 안전한 방식으로 바꿔보는 것. 그것이 내가 건강방송을 활용하는 방법이 될 것 같다.
※ 이 글은 건강방송을 시청한 뒤 개인적인 식습관과 무릎 상태를 돌아본 경험을 기록한 글입니다. 콩나물이나 프로폴리스가 퇴행성관절염 또는 골다공증을 치료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무릎의 붓기와 통증이 반복되거나 골다공증 위험요인이 있다면 의료기관에서 진료와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참고자료
미국 FDA: 생 새싹채소의 식품안전 위험
미국 CDC: 새싹채소는 충분히 익혀 섭취
미국 국립관절·근골격·피부질환연구소: 골밀도 T점수 해석
미국 국립보건원: 연령별 칼슘 권장량과 식품 공급원
미국 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 폐경 여성의 골다공증 선별검사
참고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2SHL-CJIEzQ&list=PLPwXwCRQobl8jetXo3CtrFO3CrYqqwq5q&index=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