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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내 몸을 다시 알아가는 시간》 10편
갱년기 불면증을 다룬 건강방송에서 표고버섯을 담근 ‘꿀잠주’가 소개됐다. 평소 와인을 즐기는 나는 몇 주 전 이 영상을 처음 봤을 때 술이라는 말에 눈길이 갔다. 그런데 하루에 딱 한 잔만 마신다는 설명을 듣고는 속으로 생각했다. ‘한 잔? 두 잔도 아니고 너무 적은데?’
영상을 다시 떠올린 지금은 그 말이 조금 다르게 들린다. 최근 와인이나 맥주를 몇 모금만 마셔도 머리가 묵직하게 느껴져 마시는 양이 자연스럽게 줄었기 때문이다. 술을 좋아하는 마음은 그대로인데, 내 몸의 반응은 전과 같지 않다.
내게 술은 잠보다 기분 전환에 가깝다
나는 가끔 와인 한 잔이 생각난다. 꼭 잠을 자려고 마시는 것은 아니다. 일을 마치고 나서든 별다른 이유가 없든, 그냥 마시고 싶은 기분이 드는 날이 있다. 그런 내게 ‘꿀잠주’라는 이름은 처음부터 솔깃했다. 표고버섯을 술에 담가두었다가 마신다는 과정도 궁금했다.
그렇지만 나는 요즘 불면증을 겪고 있지는 않다. 대개 중간에 깨지 않고 아침까지 잘 잔다. 밤에 깨는 일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인 것 같다. 가끔 몸에 열이 올라 선풍기를 켰다가 금방 추워져 끄기도 하지만, 그 뒤에는 다시 쉽게 잠든다.
평소보다 일찍 잠든 날에는 새벽 3~4시에 눈이 떠질 때도 있다. 다시 잠을 청해보다가 잠이 오지 않으면 일을 하거나 드라마를 보고, 스마트폰을 보기도 한다. 그러다 오후에 한 시간쯤 낮잠을 자기도 한다. 그래서 방송 속 ‘갱년기 불면증’ 이야기에 관심은 갔지만, 내 경험을 불면증 사례처럼 쓰고 싶지는 않다.
와인을 마시면 잠이 잘 왔을까
방송에서는 적은 양의 술이 잠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실제로 어땠는지 떠올려봤다. 와인을 마신 날 잠이 잘 온 적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날도 있었다. ‘와인 한 잔을 마셔서 잘 잤다’고 자신 있게 말할 만한 일정한 변화는 없었다.
자료를 찾아보니 술을 마신 뒤 졸려서 빨리 잠드는 것과 밤새 깊이 자는 것은 다를 수 있다고 한다.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는 잠들기 전의 음주가 잠을 얕게 하고 밤중에 깨기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방송을 처음 봤을 때는 ‘한 잔으로 숙면할 수 있다’는 말이 반가웠지만, 지금은 내 잠을 술의 효과로 설명하지 않는 편이 정확하겠다고 생각한다.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의 수면 안내)
몇 모금만 마셔도 달라진 느낌
한 달쯤 전부터 술을 마신 뒤 머리가 살짝 아픈 날이 있었다. 전에는 그런 일이 없어서 ‘왜 이러지?’ 싶었다. 몇 번 비슷한 일이 있은 뒤에는 통증보다는 머리가 묵직한 느낌으로 바뀌었다.
와인뿐 아니라 맥주를 와인잔의 4분의 1 정도 마셨을 때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 뒤로는 술을 마시고 싶은 마음 자체가 전보다 줄었다. 지금은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와인을 마시고, 한 잔 생각이 나는 날에도 와인잔 반 잔쯤에서 멈춘다.
처음 영상을 봤을 때는 ‘딱 한 잔’이 적게 느껴졌다. 지금은 그 한 잔을 다 마셔야 할 이유가 있는지부터 생각하게 된다. 내 몸이 예전과 다르게 반응하는데, 방송에서 좋다고 한 양에 맞춰 마실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표고버섯 술은 만들어보고 싶다
여기까지 생각했다고 해서 호기심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표고버섯을 담근 술은 정말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 어떤 향과 맛이 날지 궁금하고, 내가 만든 것을 한참 뒤에 열어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술을 좋아하는 내 마음을 굳이 감추고 싶지는 않다.
다만 만들고 싶은 마음과 숙면 효과를 기대하는 마음은 구분하려고 한다. 방송에서는 버섯의 영양소를 설명하며 꿀잠주와 연결했지만, 표고버섯을 술에 담갔다고 갱년기 불면증을 해결할 수 있다고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버섯에 들어 있는 비타민 D의 양도 자외선에 노출된 정도 등에 따라 다르다. (미국 국립보건원 식이보충제국의 비타민 D 안내)
특히 지금 나는 적은 양의 술에도 머리가 묵직해질 때가 있다. 표고버섯 술을 만든다 해도 ‘잠을 잘 자기 위해 매일 한 잔씩 마셔야지’라는 계획으로 이어가지는 않으려 한다. 내가 궁금한 것은 새로운 술의 맛이지, 술을 마셔야 잠들 수 있다는 방법이 아니다.
몇 주 전에는 꿀잠주 이야기를 들으며 한 잔이 너무 적다고 투덜거렸다. 지금은 와인잔 반 잔 앞에서도 몸 상태를 먼저 살핀다. 좋아하던 것을 대하는 마음은 때때로 몸의 변화에 맞춰 달라지나 보다. 이 영상을 보고 내게 남은 것은 꿀잠의 비법보다, 솔깃한 건강 정보 앞에서 내 경험을 한 번 더 돌아보게 된 일이다.
<꿀잠주 만드는 법>
<꿀잠주> 재료> 담금주용 술 2L, 버섯(표고, 영지, 목이) 500g
1. 소독한 병에 말린 버섯(표고, 영지, 목이)을 넣는다.
2. 담금주용 술을 2L 붓는다.
3.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닫는다.
4. 성분이 우러나게 숙성시킨다. (2주~6개월)
※ 이 글은 건강방송을 본 뒤 개인적인 음주 경험과 생각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표고버섯 담금주나 음주를 불면증 관리법으로 권하는 글이 아닙니다.
참고 자료: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 수면 안내 · 미국 국립보건원 식이보충제국 비타민 D 안내
참고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OuagvlzSmok&list=PLPwXwCRQobl8jetXo3CtrFO3CrYqqwq5q&index=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