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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내 몸을 다시 알아가는 시간》 5편
평생 몸무게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던 내게 최근 생긴 2kg의 변화는 생각보다 신경 쓰이는 일이었다. 아주 많은 체중은 아니지만 약 3개월 전부터 허리둘레가 조금 늘고, 허벅지와 팔뚝도 전보다 살짝 두터워진 느낌이 들었다.
예전에는 몸무게가 조금 늘어도 2~3일 정도 먹는 양을 줄이면 금방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런데 요즘은 그 방법이 잘 통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먹는 양을 줄이는 것부터 쉽지 않다. 평소에는 밥 먹는 것조차 귀찮아하던 내가 자꾸 간식을 찾고, 별생각 없이 빵이나 과자를 집어 먹는다.
마침 갱년기 이후 살이 잘 빠지지 않는 이유를 다룬 건강방송을 보게 됐다. 방송에서는 젊을 때처럼 무조건 적게 먹기보다 갱년기에는 몸에 필요한 것을 제대로 채워야 한다고 했다. 그 말에는 공감이 갔다. 그런데 ‘소금을 더 먹으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까지 나오자 솔직히 귀가 솔깃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의문이 생겼다.
먹는 양은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왜 체중이 늘었을까
내가 평소 하루 동안 먹는 것을 대략 적어보면 단팥빵 정도 크기의 빵 한 개, 계란비빔밥 한 그릇, 과자 조금, 삼각김밥 한 개 정도다. 가끔 일주일에 두 번쯤 미니컵라면도 먹는다.
글로만 보면 양이 아주 많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다시 들여다보니 빵과 밥, 삼각김밥, 과자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탄수화물의 비중이 높았다. 가족들이 요즘 각자 식사를 해결하다 보니 나 혼자 먹기 위해 여러 반찬을 꺼내고 밥상을 차리는 일이 더욱 귀찮아졌다. 그러다 보니 손쉽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음식으로 끼니를 넘기는 날이 많아졌다.
과거에는 내가 직접 음식을 할 때도 일부러 싱겁게 만들지는 않았다.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정도로 간을 했던 것 같다. 요즘은 김치나 젓갈을 자주 먹지 않지만 삼각김밥, 컵라면, 빵과 같은 가공식품에도 이미 나트륨이 들어 있다. 따라서 김치와 국을 적게 먹는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나트륨 부족 상태라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
먹는 양만이 아니라 활동량도 돌아볼 필요가 있었다. 나는 하루 대부분을 앉아 있거나 누워서 보내는 편이다. 강아지 산책은 일주일에 다섯 번 정도, 한 번에 약 30분씩 한다. 또 드라마를 보면서 하루 한 시간 정도 발끝치기를 하고, 허벅지 운동기구로 허벅지 운동 400개와 팔 운동 50개 정도를 한다. 이 운동은 약 3개월째 계속하고 있다.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하루 전체로 보면 움직이는 시간이 많다고 하기는 어렵다. 일정 시간 운동을 하더라도 나머지 시간을 거의 앉아서 보낸다면 일상 속에서 쓰는 에너지는 적을 수 있다. 결국 최근의 체중 변화는 갱년기 하나만의 문제라기보다 늘어난 간식 욕구, 탄수화물 위주의 간편한 식사, 낮은 일상 활동량이 함께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갱년기에는 비우지 말고 채우라는 말
방송에는 다이어트를 위해 3년 동안 탄수화물과 소금을 줄이고 채소와 단백질을 챙겨 먹은 여성이 등장했다. 또 다른 여성은 거의 매일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했지만 체중과 대사 건강이 기대만큼 좋아지지 않았다고 했다.
방송에서는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는 갱년기에 근육량과 기초대사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젊을 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적게 먹고 운동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무조건 비우지 말고 단백질과 탄수화물, 무기질 등 몸에 필요한 영양을 채워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갱년기 전환기에 복부지방이 늘고 제지방량이 감소하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는 있다. 하지만 갱년기가 되면 누구나 같은 양을 먹어도 무조건 살이 찐다는 뜻은 아니다. 나이, 수면, 활동량, 식습관과 다른 질환도 함께 영향을 줄 수 있다.
내 경우에는 갑상선항진증도 별개의 변수다. 처음 항진증 증상이 나타났을 때부터 체중이나 식욕이 크게 달라졌다고 느끼지는 않았지만, 올해 6월 검사에서는 항진증 수치가 조금 높다는 말을 들었다. 갑상선호르몬 상태와 치료 과정은 체중과 식욕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최근의 2kg을 전부 갱년기 탓으로 돌리지는 않으려고 한다.
그래도 방송의 ‘비우지 말고 채우라’는 말은 내 식생활을 돌아보게 했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며칠 굶듯이 양을 줄이는 일이 아니라, 빵이나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대신하는 횟수를 조금 줄이고 계란·두부·생선·채소가 들어 있는 식사를 늘리는 일에 더 가까워 보인다.
운동 전에는 탄수화물, 운동 후에는 단백질?
방송에서는 근육을 지키기 위해 운동 전에는 탄수화물을 먹고 운동 후에는 단백질과 채소를 먹으라고 했다. 운동에 사용할 에너지가 부족하면 근육에 저장된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므로 운동 전에 탄수화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운동 전후에 무엇을 먹느냐가 회복과 운동 수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이해된다. 다만 이 방법은 운동의 시간과 강도,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드라마를 보면서 하는 내 운동과 강도 높은 헬스장 운동을 똑같이 볼 수도 없다.
내 경우에는 운동 직전과 직후의 순서를 엄격하게 맞추는 것보다 하루 전체 식사에서 단백질과 채소를 빼먹지 않는 것이 먼저일 것 같다. 계란비빔밥을 먹을 때 계란과 채소를 충분히 넣고, 간단한 한 그릇 밥에 버섯과 고등어 또는 멸치를 더하는 식이라면 지금 생활에서도 비교적 실천하기 쉽다.
허리 때문에 억지로 허리 근육을 늘이는 스트레칭은 피하고 있다. 따라서 무리하게 새로운 운동량을 늘리기보다는 현재 하고 있는 산책과 허벅지 운동을 이어가면서, 오랫동안 앉아 있는 중간에 잠시 일어나 움직이는 시간을 늘리는 편이 내게는 현실적이다.
가장 귀가 솔깃했던 ‘소금 한 꼬집’
방송에서 가장 놀라웠던 내용은 소금을 지나치게 적게 먹으면 단백질 합성과 지방 분해가 떨어져 살이 빠지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출연 여성은 하루 나트륨 섭취량이 약 645mg이었고, 검사에서 혈중 나트륨도 낮게 나왔다고 했다.
방송에서는 일반적인 갱년기 여성이라면 하루 나트륨 3,000mg 정도를 섭취해도 된다며, 평소 식사에 나트륨 300mg, 소금으로 약 1g을 추가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반찬을 더 짜게 만들지 말고 물 1리터에 소금 한 꼬집을 넣어 하루 동안 마시라는 구체적인 방법도 소개했다.
나는 이 방법을 보고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포진이 심했을 때 죽염을 따로 챙겨 먹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포진이 가라앉은 뒤에는 따로 소금을 먹지 않았는데, 요즘 내 식사를 돌아보니 혹시 소금을 너무 적게 먹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조금 더 찾아보니 여기에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 세계보건기구와 질병관리청은 일반 성인의 나트륨 섭취를 하루 2,000mg, 소금으로 약 5g 이하로 제한하도록 권고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도 이미 이 기준을 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방송에 등장한 여성은 장기간 극단적인 저염식을 했고, 실제 검사에서 혈중 나트륨이 낮은 것으로 확인된 개인 사례였다. 그 한 사람에게 필요했던 처방을 모든 갱년기 여성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특히 고혈압이나 심장·신장 질환이 있거나 특정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소금을 임의로 추가해서는 안 된다.
혈중 나트륨 검사만 하면 소금 부족을 알 수 있을까
나는 다음 갑상선 피검사 때 나트륨 수치도 함께 확인해 본 뒤 소금물을 시도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검사부터 해보겠다는 방향은 무작정 따라 하는 것보다 신중한 선택이다. 다만 혈중 나트륨 수치가 내가 평소 소금을 충분히 먹었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검사는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됐다.
우리 몸은 혈중 나트륨 농도를 매우 좁은 범위 안에서 유지한다. 검사 수치는 섭취한 소금의 양뿐 아니라 몸 안의 수분량, 신장 기능, 탈수, 약물과 여러 질환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 저나트륨혈증도 단순히 소금을 적게 먹어서라기보다 체내 수분이 상대적으로 많아져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검사 결과가 낮게 나오면 소금을 스스로 더 먹기보다 왜 낮아졌는지 원인을 의료진에게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혈중 나트륨 수치가 정상이라고 해서 짜게 먹어도 괜찮다는 뜻도 아니다.
다음 검사에서는 최근 식욕과 체중이 변한 사실, 하루 식사 내용, 복용 중인 갑상선 약을 함께 이야기해볼 생각이다. 필요하다면 혈중 나트륨을 비롯한 전해질과 갑상선 수치를 확인하고, 소금을 따로 먹어도 되는지 의사에게 묻는 것이 순서일 것 같다. 그전까지는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소금물을 만들어 마시지는 않기로 했다.
내가 먼저 바꿔보려는 것은 소금물이 아니다
이번 방송을 보고 나서 내린 결론은 소금을 더 먹겠다는 것이 아니다. 내가 적게 먹고 있다고 생각했던 하루 식사가 실제로는 영양이 고르게 채워진 식사는 아니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빵과 과자를 완전히 끊겠다고 하면 오래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대신 빵을 먹더라도 우유나 두유, 달걀처럼 단백질을 함께 먹고, 삼각김밥으로 한 끼를 넘기는 횟수를 조금 줄여보려고 한다. 계란비빔밥에는 채소를 더하고, 반찬 차리기가 귀찮은 날에는 버섯과 생선을 넣은 한 그릇 밥을 활용할 수 있다.
몸매 관리도 체중계 숫자만 보는 것으로 끝내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은 늘어난 2kg을 다시 줄이는 것이 목표이지만, 허리둘레와 팔·허벅지의 변화, 간식을 찾는 횟수도 함께 살펴볼 생각이다. 앉아 있는 중간에 잠깐씩 일어나고, 지금까지 해온 산책과 허벅지 운동도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계속할 것이다.
갱년기 이후의 다이어트는 예전처럼 며칠 덜 먹고 끝내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방송에 나온 한 가지 비법을 바로 따라 하는 것도 답은 아닌 것 같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내 몸의 변화와 실제 생활을 먼저 살펴보고,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바꾸는 일이다.
소금 한 꼬집보다 먼저 채워야 할 것은 어쩌면 단백질과 채소, 일상 속 움직임, 그리고 내 몸을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는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 이 글은 갱년기를 지나며 겪고 있는 개인적인 체중·식욕 변화와 건강방송을 본 뒤의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특정 식품이나 소금 섭취법의 다이어트 효과를 권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체중이 갑자기 변하거나 갑상선 질환, 고혈압, 심장·신장 질환이 있다면 식단을 크게 바꾸기 전에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참고자료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건강하게 염분 섭취하는 방법
세계보건기구: 나트륨 섭취 권고
MedlinePlus: 혈중 나트륨 검사
미국갑상선학회: 갑상선과 체중의 관계
참고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0jyXyhZipNs&list=PLPwXwCRQobl8jetXo3CtrFO3CrYqqwq5q&index=7&t=858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