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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가장 힘들었던 것은 가려움이었다
한포진을 겪으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상처보다 가려움이었다.
나는 원래 조금 가려운 것은 오히려 재미있다고 느끼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처음 발가락이 가려울 때도 신나게 긁었다.
하지만 한포진의 가려움은 전혀 달랐다.
잠깐 긁고 끝나는 가려움이 아니었다.
밤이 되면 더 심해졌고, 가려워서 잠에서 깨는 날도 있었다.
긁으면 잠깐은 시원했다.
하지만 더 심해질까 봐 최대한 참으려고 했다.
그래도 도저히 견디기 어려울 때는 나만의 방법이 하나 있었다.
컵에 아주 뜨거운 물을 받아 가려운 부위에 가까이 댔다.
처음에는 뜨거워서 아팠다.
그런데 잠시 지나면 신기하게도 가려움이 사라지면서 정말 시원해졌다.
그 짧은 순간만큼은 정말 살 것 같았다.
물론 이 방법을 다른 사람에게 권하고 싶지는 않는다.
그저 당시의 나는 너무 힘들어서 그렇게라도 버텼다는 이야기다.
카페를 보면 가려움이 찾아올 때 저마다 버티는 방법이 있었다. 나처럼 자신만의 방법을 찾은 사람도 있었고, 다른 방식으로 견디는 사람도 있었다.
적어도 내가 겪은 한포진은 상처보다 가려움과의 전쟁이었다.
평소 나는 힘든 일을 잘 내색하지 않는 성격이다.
가족들 앞에서는 괜찮은 척했지만, 혼자 방에 들어가 울었던 날도 있었다.
'제발 가려움만이라도 조금 덜하게 해 주세요.'
그때는 병을 빨리 낫게 해 달라는 기도보다, 오늘 밤만이라도 조금 편하게 보내게 해달라는 기도를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신기하게도 기도를 하고 나면 몸이 좋아진 것은 아니었지만 마음은 조금 차분해졌다.
그리고 며칠 뒤, 아주 작은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려움이 조금 덜한 날이 생긴 것이다.
아직 수포도 있었고 피부도 계속 벗겨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작은 변화 하나가 내게는 다시 버틸 수 있는 희망이 됐다.
'어쩌면... 좋아질 수도 있겠다.'
그 생각이 처음으로 마음속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