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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보내온 신호, 한포진 2019》 5화. 나는 한포진 카페의 학생이 되었다

eunjun0305 2026. 8. 3. 10:34

목차


    5화. 나는 한포진 카페의 학생이 되었다


    한포진 카페를 처음 발견한 것은 아마 밤에 휴대폰으로 검색하던 때였을 것이다.
    정확한 날짜와 시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카페를 발견했을 때 기뻤던 마음은 분명히 남아 있다.

     

    ‘나 같은 사람이 이렇게 많았구나.’

    그동안은 나 혼자 이상한 피부병에 걸린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카페에는 나와 비슷한 수포와 가려움, 피부 벗겨짐을 겪은 사람들이 많았다.

     

    그 순간 처음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살았다.’

    병이 나았다는 뜻은 아니었다.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놓였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의 글을 가볍게 읽었다. 그러나 증상이 심해지자 읽는 방식이 달라졌다.

    ‘자료를 모아야겠다.’

    그때부터 카페 글을 본격적으로 찾아보기 시작했다. 한 번 검색을 시작하면 서너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가입인사도 그냥 넘기지 않았다.

    발병한 지 1년 내인 사람, 5년 내인 사람, 9년 내인 사람, 그 이상 오래된 사람들의 글들을 읽으며 기간부터 확인했다. 오래 앓은 사람들은 어떤 치료를 받았고, 어떤 과정을 반복했는지 궁금했다.

     

    그다음에는 치료 경험을 비교했다.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한 사람, 잠시 좋아졌다가 재발한 사람, 증상이 더 심해졌다는 사람, 생활을 바꾼 뒤 호전됐다는 사람의 글을 나눠서 읽었다.

     

    특히 ‘많이 좋아졌어요’ 같은 제목의 글은 거의 빠짐없이 확인했다.

    무엇을 했는지, 얼마나 오래 했는지, 식생활이나 생활습관을 어떻게 바꿨는지 공통점을 찾아봤다.

     

    카페를 오래 지켜온 운영진과 경험이 많은 회원들이 정리한 글도 반복해서 읽었다. 그 안에서 내가 시도할 수 있는 방법들을 따로 모았다.

    비타민 B와 죽염을 시작으로 유산균, 프로폴리스, 아연, 비타민 D, 황태진액, 사혈부항, 숯, 식이조절 등이었다.

     

    셀러리를 먹고 좋아졌다는 글도 많았다. 하지만 그것은 끝내 실천하지 못했다. 손질해서 꾸준히 먹는 일이 번거롭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면 카페의 모든 내용이 검증된 정보였던 것은 아닐 것이다. 개인적인 경험과 추측도 많이 섞여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당시의 나는 정답을 찾는다기보다,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다.

    누군가 좋다고 한 것을 모두 따라 하기보다는, 내 상황에서 실천 가능한 방법을 골랐다.

     

    돌이켜보면 그때의 나는 치료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공부를 시작했던 것 같다.

    병을 이해하려고, 내 몸을 이해하려고, 그리고 다시 평범하게 걷고 싶어서였다.

     

    그날 이후 내 휴대폰 검색 기록은 한포진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나는 그 수많은 글 속에서, 내 생활부터 하나씩 바꿔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