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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몸은 회복을 시작했고 나는 매일 관찰했다
9월 말이 되자 발의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붓기는 거의 빠졌고, 신발도 다시 신을 수 있게 됐다. 걷는 것도 전처럼 힘들지 않았다.
물론 아직 완전히 나은 것은 아니었다.
피부는 계속 벗겨졌고, 새살이 올라오는 과정도 반복됐다. 하지만 처음처럼 발 전체가 뜨겁게 붓거나 미친 듯이 가렵지는 않았다.
신기했던 것은 새살이 올라온 뒤에도 작은 수포가 계속 생긴다는 점이었다.
처음에는 '왜 또 생기지?' 하고 걱정했다.
하지만 며칠 동안 계속 관찰하다 보니 한 가지가 보였다.
새살에서 올라오는 수포의 숫자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처음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내 몸이 회복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전까지는 하루하루 버티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다.
그런데 처음으로 몸이 좋아질 수도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그 작은 변화 하나가 나를 끝까지 버티게 해준 힘이었다.
한포진을 겪으며 생긴 새로운 습관이 하나 있다.
바로 몸을 관찰하는 일이었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돋보기로 확대해 보면서 어제와 오늘을 비교했다.
수포는 얼마나 생겼는지.
새살은 어느정도 올라왔는지.
피부는 어디까지 벗겨졌는지.
마치 연구 노트를 쓰는 사람처럼 매일 변화를 살폈다.
그러다 보니 내 몸만의 회복 과정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수포가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 피부 안에서 조금 노르스름하게 변하고,
피부가 벗겨지고,
새살이 올라왔다.
그리고 그 새살에서도 다시 작은 수포가 생겼다.
하지만 그 수는 점점 줄어들었다.
카페에서는 수포를 바늘로 터뜨렸다는 글도 종종 봤다.
나도 읽어봤지만 따라 하지는 않았다.
주사도 무서워하는 내가 바늘을 직접 피부에 댄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냥 몸이 스스로 회복하는 과정을 지켜보기로 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시간은 병을 관찰한 시간이기도 했지만, 내 몸을 이해하기 시작한 시간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