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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새살도 다시 수포를 만들었다
가려움이 조금 줄었다고 해서 한포진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나도 상처가 벗겨지고 새살이 올라오면 이제 다 나은 줄 알았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그 새살 안에서도 다시 작은 수포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휴대폰 돋보기로 들여다보면 투명한 개구리알 같은 수포들이 또 보였다.
'아직 끝난 게 아니구나.'
처음에는 조금 허탈했다.
새살이 올라왔는데도 다시 수포가 생긴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과정이 여러 번 반복되면서 조금씩 내 몸의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수포가 생긴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피부 속에서 노르스름하게 변한다.
그러다가 피부가 벗겨진다.
그 아래에서 다시 새살이 올라온다.
그리고 또 작은 수포가 생긴다.
이 과정이 여러 번 반복됐다.
다행인 것은 반복될수록 변화가 있었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새살에도 수포가 빽빽하게 올라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숫자가 조금씩 줄어들었다.
나는 그것을 보며 회복도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

카페에는 작은 침으로 수포를 터뜨려 수포액을 빼는 분들도 있었다.
나도 그 글을 여러 번 읽었다.
하지만 끝내 따라 하지는 못했다.
주사를 무서워하는 성격이라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았다.
대신 나는 내 몸이 스스로 회복하는 과정을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지금도 그때 찍어둔 사진을 보면 새살 속에 작은 수포들이 선명하게 보인다.
그 사진들은 당시에는 걱정의 기록이었지만, 지금은 회복 과정을 보여주는 소중한 기록이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