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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첫 번째 경과보고를 올리다
몸이 조금 달라지기 시작하자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들이 있었다.
한포진 카페 사람들이었다.
처음 카페에 가입했을 때 나는 도움을 받는 사람이었다.
누군가가 남겨놓은 경험담을 읽으며 희망을 얻었고, 그 글을 따라 하나씩 내 생활에 적용해 봤다.
가려움이 조금 줄어들고 몸이 아주 조금씩 달라지는 것이 느껴지자 이번에는 나도 글을 올려보고 싶어졌다.
'혹시 내 경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지금까지 했던 것들을 솔직하게 적었다.
비타민 B를 먹기 시작한 이야기.
죽염과 황태진액.
사혈부항.
식단을 바꾼 이야기.
그리고 아직 피부는 계속 벗겨지고 있지만, 극심했던 가려움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좋은 점만 쓰고 싶지는 않았다.
아직 완전히 나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글을 올린 뒤 댓글이 하나둘 달리기 시작했다.
'많이 좋아지셨네요.'
'얼른 나으셨으면 좋겠어요.'
'수포가 마르는 건 좋은 신호인 것 같아요.'
응원도 있었고,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사람도 있었다.
그 댓글들을 읽으며 다시 용기를 얻었다.
특히 한 회원은 내가 올린 글을 보고 앞으로도 충분히 좋아질 거라고 응원해 주었다.
나는 그 댓글을 여러 번 읽었다.
심지어 휴대폰으로 캡처해 두고 힘들 때마다 다시 꺼내보기도 했다.
그 짧은 댓글 몇 줄이 내게는 약보다 더 큰 위로가 될 때도 있었다.
병원에 가지 않는 내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주변에서는 병원부터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솔직히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카페 사람들은 달랐다.
무조건 내 선택이 맞다고 말해준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함께 고민해 주었다.
그래서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한포진 카페는 치료법만 알려준 곳이 아니었다.
불안했던 마음을 붙잡아 준 곳이었다.
처음에는 도움을 받기 위해 가입했던 공간이었지만,
어느새 나도 내 경험을 나누며 누군가와 함께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 처음 느꼈다.
혼자 버티는 것과 함께 버티는 것은 정말 다르다는 것을.